철학전공 감독의 작품답게 너무 어려운 ‘트리 오브 라이프’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중년의 잘 나가는 건축가인 잭(숀 펜). 그는 늘 같은 꿈을 꾸며 눈을 뜨게 됩니다.

군복무 중 19살 때 죽은 어린 동생에 대한 기억이 늘 자신을 괴롭히기 때문이죠.

오랜만에 아버지(브래드 피트)와 통화를 한 그는 문득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1950년대 미국 텍사스주 와코 외곽.

오브라이언(브래드 피트)과 아내(제시카 차스테인)는 세 아들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언제나 사랑으로만 아이들을 대하는 엄마와 달리 엄격하기만 한 아버지 오브라이언은 아이들에게 경외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일 뿐입니다.

특히 맏아들인 잭은 권위적인 아버지와 자꾸 부딪히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엔 미움과 분노가 자리하게 되는데요…

역시 ‘깐느’표 영화답게 어렵더군요. 하지만 다행인것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데다 음악까지 좋다는 겁니다.

또한 초반 고비(?)만 잘 넘기면 우리네 정서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결코 후회하지 않는 작품이 될것입니다.

 

영화초반 아래의 그림들처럼 빅뱅이나 지구탄생 등 다소 난해한 영상들이 거의 20여분 나온 후 브래드 피트가 그 잘난 모습을 보이면 비로소 영화답게 진행이 됩니다.

잭(숀 펜)의 아버지 오브라이언(브래드 피트)으로 분한 브래드 피트는 짧은 머리에 뿔테안경을 끼고서 등장합니다.

굳게 다문 입술의 강도를 적절히 컨트롤하며 굳은 표정과 완고한 아버지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영화는 다소 어렵지만 우리네 정서로도 많은 부분이 공감이 갑니다  

 

특히 장남에게는 더 엄하게 대하는 아버지하며
“집에서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애들이 저래?” 라든가
“당신이 다 저렇게 만들었어!”
“아빠라고 부르지마 아버지라고 불러” 라든가…이렇것들이 말이죠.

교육은 대부분 식사시간에 이루어집니다.
우리네도 밥상머리교육이라는 어른들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그죠?

식사를 하며 세 아들에게 교육하는 아빠..그리고 그런 남편을 ‘아버지의 당연한 역할’이라 바라보며 자신은 항상 온화하고 감싸주는 역할에 충실하는 어머니(제시카 차스테인).
어쩌면 우리네 엄마 아빠의 모습, 나의 모습일지도…

빅뱅…이런 화면들로 15분이상 계속된다면 과연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이 영화가 시작한 후 몇분이 지난 후부터 본 사람들이라면 혹시 이 영화가 ‘트리 오브 라이프’가 맞나? 라고 채널을 돌리거나 극장문을 나선경우도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시작 20여분이 지나자 15여분 넘게 이어지는 영화와 관련없어 보이는 빅뱅, 지구의 탄생…

생명의 경이로움 등등 조금은 난해한 영상들과 음악, 그 어떤 내래이션이나 등장인물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영상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장엄한 음악만으로도 영상의 지루함을 충분히 보상해줍니다.

 

그러다 갑자기 나타난 공룡에 눈이 번쩍 뜨였다. 오~~~

조악한건 아니지만 20년전에 만든 쥬라기공원의 CG보다는 솔직히 못하다^^
뭐 그래도 상관없다 이건 공룡영화가 아니니까…

‘트리 오브 라이프’… 인생의 나무…
오브라이언은 아이들과 함께 자랄 나무를 한그루 심는다.


작은나무가 자라 꽃을 피우고 더 많은 가지를 뻗히게 된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는 말이 맞다는걸 보여주려는듯…..그들에겐 크고 작은 시련이 닥칩니다.

 

다시 영화는 회상전으로 돌아오고…..

성인이 되어 건축가가 된 잭(숀 펜). 건축가에 어울리는 멋진집에서 미모의 부인과 함께 삽니다.

하지만 19살에 먼저 보낸 동생때문에 받은 상처로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는데…..

나머지 감동은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영혼을 어루만져줄 한편의 영화라는 영화포스터의 카피는 이영화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영화를 대부분 이해했을 때 동의할 수 있겠습니다.

2011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걸맞게 말이죠.
거기에 한술 더 떠 철학을 전공하고 철학교수까지 지낸 연출가의 영화답게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그렇다면 보지 말라는 얘기 아닌가?
그건 절대 아니랍니다. 어렵더라도 꼭 보라고 권하고 싶구요. 설사 다 이해할 수 없어도 느낌은 받을 수 있을겁니다.
분명 내 마음에 작은 울림이 있었고 마치 눈물을 흘리고 난 다음의 개운함 같더군요.

혹시 보실분들에게 미리 감상팁을 드리자면 굳이 이해할려고, 해석할려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냥 보고 듣고 있으라고만 하고 싶네요..
테렌스 맬릭 감독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든 느낌이 같을 순 없습니다.

전 그저 인생은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살아선 안된다는 거
그리고 사랑을 하라는 것..그렇지 않으면 인생은 너무 빠르게 가버린다는것입니다.
특히 자식들에게 부모의 모습은 그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아버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상 허접한 리뷰 마칩니다.

이 포스팅은 블로그 통합으로 옮겨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