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스페인의 평화로운 작은 마을, 가르시아 그곳에는 아름다운 나무와 숲, 그리고 그보다 더 아름다운 소년이 있다. 스페인 정국은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는 공화주의 정부와 교회를 주축으로 정부에 반기를 든 극우 보수세력이 팽팽히 맞서 곧 내전이 일어날 것이란 위기감에 싸여있다. 몸이 약해 집에서만 지내던 여덟 살 꼬마 몬초가 드디어 학교에 입학한다.
매를 때리는 무서운 선생님을 상상하며 겁에 질려있던 몬초는 첫날부터 바지에 오줌을 싸고 학교에서 도망쳐버리지만, 자상하고 따뜻한 돈 그레고리오 선생님은 몬초를 찾아와 학교에 나올 것을 설득한다. 선생님은 야외 수업을 하며 몬초와 친구들에게 참새들이 구애하는 방법과, 완벽한 나선형인 나비의 혀에 대하여 설명하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소년들에게 보여준다.
공화주의자인 몬초의 아빠는 말할 것도 없고, 독실한 신자인 엄마는 그레고리오 선생이 무신론자란 소문이 마음에 걸리긴 해도, 선생님의 인품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불안하던 정국은 결국 스페인 내전으로 이어지고, 평화롭던 마을사람들은 갑자기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궁지에 몰리게 된 공화주의자들은 자신의 신념을 버리든가 극우세력에게 숙청당하든가 어느 한 쪽을 택해야 한다.
몬초의 엄마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남편과 아이들에게 공화주의를 철저히 부정하라고 몇 번 씩 다짐시킨다. 몬초는 이제 좋아하는 그레고리오 선생님을 만날 수가 없다. 어제까지 모두가 그렇게 존경하던 선생님은 오늘 만인의 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마을의 공화주의자들이 파시스트 군인들에게 끌려가는 날.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는 몬초는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