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영민,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여자 영희. 천 만남에서 자연스럽게 눈이 마주치던 순간에 이미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낀 두사람은 곧 아무도 축복해 주지 않을 사랑의 열병 속으로 빠져든다. 기름진 닭고기를 먹으면서도 연신 입을 맞추고, 밥을 먹으면서도 서로의 살을 끊임없이 어루만지고 싶어하는 것이 사랑하는 이들의 심리.
결렬한 섹스 뒤엔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돌이켜야만 하고, 우두커니 ‘사랑해’라는 말을 되새겨 보는 27살 노처녀와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등을 보여야만 하는 유부남의 사랑에는 안타까움만 묻어난다. 헤어질 때마다 갈구하는 듯한 그녀의 무의미한 질문, “집에…가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