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오락실 한 구석, 담배하나 꼬나물고 괜한 공갈만 일삼는 사내. 뒷골목 동기인 친구는 어엿한 조직의 보스가 돼있지만 그에게 떨어진 건 작은 비디오가게 하나 뿐. 덕지덕지 달린 눈꼽에 벌겋게 충혈된 눈. 그런 그의 눈이 반짝 빛을 발하는 건 정신없이 돌아가는 오락기 앞에서 뿐이다. 그래서 그는 그냥 건달도 아닌 삼류건달이다. 어느 날, 우연찮은 사건에 휘말려 조직의 보스와 인생을 건 계약을 하게 되는 강재.
꿈에 그리던 금의환향을 위해 그는 어려운 결심을 하게 되는데… 그런 그에게 영문 모를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든다.
” 강재씨… 고맙습니다. 강재씨 덕분에 한국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 모두 친절합니다. 그치만 가장 친절한 건 당신입니다. 나와 결혼해 주셨으니까요…”
결혼… 아내… 파이란…? 인간 이강재에게도 아내가 있었다. 돈 몇 푼에 위장결혼을 해 준 기억이 떠오르는 강재. 한 장의 편지에서 전해지는 낯모를 따스함은 강재를 낯선 인연의 자락과 마주하게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