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유지태의 세상을 향한 문제의식이 눈길을 끄는 문제적 장편 데뷔작이다.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30대 초반의 남자 수영(배수빈 분)과,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국제 결혼한 20대 초 태국 여성 마이 라띠마(박지수), 두 남녀의 성장 드라마이자 멜로 영화다. 여기에 수영을 호스트 바에 소개하는 호스티스 영진(소유진)과 수영의 드라마가 결합되면서 영화는 치정담의 외양을 띠기도 한다. 하지만 <마이 라띠마>는 늘 감수성 풍부하고 따뜻한 드라마가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해왔다는 감독이, 대학 시절부터 간직해 왔던 성장 영화에 대한 꿈을 현실화시킨 결과물이다.
사회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은 두 남녀가 처절한 현실을 버텨내면서 내 · 외적으로 성숙 ·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안정된 연출 호흡으로 그렸다. 그들의 성장통에는 그저 그들만의 통과제의라고 치부하며 외면할 수만은 없는 보편성이 배어 있다. 감독은 말한다.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포착했다”고. 그들의 상황은 “우리 사회가 다 같이 고민해야 할 화두이기도 하다”고.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배수빈 소유진의 망가질 대로 망가지는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도 옅지 않다.
(전찬일/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