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병 장(장 가뱅)은 부두에서 넬리(미셸 모건)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넬리는 대부 자벨(미셸 시몽)과 악당 뤼시엥(피에르 브라소어)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장은 친구의 여권으로 해외 도피를 계획하지만, 그 결말은 어둡기만 하다. 각본을 맡은 프레베가 단순한 비련에 시적 생명을 불어 넣은 작품으로 진한 감동과 프랑스적 ‘에스프리’를 흠뻑 느낄 수 있다.
2차 대전 전까지 프랑스 영화사에서 시적 리얼리즘이 중요한 경향으로 두드러지는 데 촉매 같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가 이다. 영화는 다른 세상을 향한 통로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세상의 끝일 수밖에 없는 항구 도시를 배경으로 탈영병 장과 후견인에게 고통 받는 어린 넬리 사이에서 벌어지는 끝내 실패로 끝날 사랑 이야기를 어두우면서 서정적인 톤으로 들려준다.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장 폴 사르트르는 “전체 영화를 감싸는 절망의 안개”에 감탄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즉 그 주제가 비도덕적이고 분위기는 패배주의적이라는 점 때문에 다른 많은 이들은 이 영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