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로 다친 야생 삵과 병든 새끼호랑이를 통해 산업화와 도시화만을 쫓던 인간들의 이기에 의해 잊혀져 있었던 야생동물의 생태를 따라가 본다.
1. 야생 삵 팔팔이.
88고속도로 남원 지역에서 차에 치인 채 발견된 팔팔이를 순천의 병원으로 후송해 치료했다. 건강을 회복한 팔팔이는 신호기를 찬 채 구례에서 방사됐으나, 곧 대원들의 추적 범위에서 사라졌다. 팔팔이는 며칠 후 첫 사고 지점에서 불과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다시 발견됐다. 이번엔 숨을 쉬지 않았다. 방사 지점에서 30㎞ 떨어졌으며, 12개의 도로를 넘어야 하는 곳이다.
2. 새끼 호랑이 크레인.
어미로부터 버림받았고 눈에는 백태가 끼었다. 평생 동물원에 갇혀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야 하는 호랑이는 인간 세계의 법칙에 길들여져야 했다. 목줄에 매이고 종이 상자 안에서 자는 법을 배웠다. 서울대공원에 있던 크레인은 훗날 강원도의 한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사육사들은 부도난 동물원을 떠났고, 며칠동안 사료와 물을 얻지 못한 크레인은 30도가 넘는 고온 속에 지쳐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