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서 유학 중이던 의사 부부 ‘인영’과 ‘동원’이 안생병원에 부임하자마자 경성에선 연쇄살인이 벌어진다. 희생자의 부검을 맡게 된 ‘인영’. 심신이 쇠약한 아내를 걱정하는 ‘동원’은 사체 부검이 탐탁지 않고, 어느 늦은 밤, 몽유병 환자처럼 배회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불안감에 휩싸인다. 같은 날, 너무나 아름다운 여고생 시체가 실려오고 첫 눈에 마음을 뺏긴 ‘정남’은 매일 그녀를 찾아간다. ‘정남’은 남들에겐 말 못할 고민을, 말 못하는 시체인 그녀에게 털어 놓으며 점차 마음을 빼앗기고…
일가족이 몰살당한 사고에서 외상 하나 없이 살아남은 소녀 ‘아사코’는 실어증 증세를 보이고, 소녀의 최면 치료를 맡은 ‘수인’은 왠지 자신과 닮아 있는 소녀에게 점점 집착하게 되는데…
불길한 목탁소리가 병원을 휩싸던 날 밤, 시체함에서 들리는 기이한 소리에 홀린 정남은 또 다시 여고생 시체를 찾아가고, 때마침 병세가 호전된 줄 알았던 ‘아사코’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킨다.
그리고… ‘동원’은 아내 ‘인영’에게 그림자가 없음을 깨닫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