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자는 착하디 착해서 바보같은 여자다. 이 여자의 유일한 삶의 이유는 김밥 마는 일과 됫병째 들이키는 정종. 시도 때도 없이 마셔대는 정종 때문에 주인의 눈 밖에 난 봉자가 김밥집에서 쫓겨난 날, 봉자의 집에는 나이도 이름도 알 수 없는 소녀가 들어와 자고 있다.
애써 외로움을 견뎌왔던 봉자는 이 신비스런 소녀를 받아들이게 되고, 소녀가 나타난 이후로 주변에는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진다. 봉자 역시 소녀의 알 수 없는 마력에 이끌려 그녀에게 집착하게 되고, 소녀는 봉자가 억눌렸던 욕망들과 분노를 풀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여자는 서로를 먹여주고, 씻겨주고, 안아주며, 서로를 닮아가고 동시에 변화해간다. 봉자의 이웃들 역시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위선으로 가득 차 있다. 소녀는 그들이 가면을 벗고 진실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