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사탕(Peppermint Candy, 1999)

1999년 한 야유히 자리에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비틀대며 분위기를 망치는 한 남자가 있다. 달려오는 기차에 맞서 절규하는 남자, “나 다시 돌아갈래…” 자살을 결심한 이 초라한 사내는 한때 가구점 사장이었고 그전엔 고문경찰관이었으며 그 이전에는 광주항쟁에 투입되었던 진압군이었다.

그의 불행한 삶을 차례로 거슬러가면 20여년전 야학에서 공부를 하던 순수한 그의 모습이 있다. 거리의 들꽃에서 기쁨을 느끼고 그 꽃을 찍는 사진사가 되기를 원하는, 풋풋한 첫사랑의 여인에게 수줍게 박하사탕을 받는 ‘착한손’을 가졌던 그가… 하지만 20여년간 한국의 격변기를 지나는 동안 그으 모습은 충격적일 정도로 바뀌어간다.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