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루시아(After Lucia, 2012)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로베르토와 그의 딸 알레한드라는 멕시코시티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로베르토는 셰프의 일자리를 얻고 알레한드라는 새 학교에 무난히 적응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파티에서 한 남학생과 장난으로 찍은 영상이 인터넷상에 돌면서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

관계와 폭력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애프터 루시아>에서 영화 초반은 한동안 침묵 속에 자동차가 부각된다. 그 이유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밝혀지게 되어 있다. 이처럼 영화의 중요한 지점들은 대화보다는 침묵을 통해, 그리고 미장센을 통해 전달된다. 그래서 영화는 놀라울 정도의 절제미를 보여준다. 매 순간의 프레임은 맞춘 듯 적절하고 인물들의 연기도 과장됨이 없다.
 
아내를 잃은 남편, 엄마를 잃은 딸이 변화한 일상에 적응하려는 노력은 쉽지 않다. 마지막 아버지의 행위는 인간의 깊은 속내를 직시하는 감독의 가차 없는 선택으로, 두 번째 장편 만에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대상을 거머쥔 그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