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낡은 무전기에서 지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낯선 사람의 음성이 들려온다.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공은 같은 공간이지만 20년이란 시간차 때문에 볼 수 없다. 1979년, 여대생 소은은 우연히 얻은 무전기를 통해 신기한 교신음을 듣는다. 상대방 남자는 같은 대학에 재학중인 지인. 다음날 만나기로 한 두 사람은 각각 공사장 먼지와 비를 맞으며 상대방을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한다.
분명 같은 캠퍼스에 있었지만 서로 시간대가 달랐기 때문에. 2000년에 살고 있는 지인은 이 놀라운 사실에 흥분하고, 두 사람은 20년이 넘는 시간차를 뛰어 넘는 교신을 계속 이어간다. 79년의 소은은 첫사랑 이야기에 들떠 지인과 대화하지만, 그 상대가 지인의 아버지란 것과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닫고 깊은 슬픔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