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Mago, 2001)

사람과 기계에서 깔려 죽어 가는 개구리들의 모습으로 상징되는 생명과 영혼의 파괴를 고통스레 지켜보던 한웅은 죄악으로 가득한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려 자신의 방으로 숨어든다. 그러나 12정령은 자꾸만 환각처럼 그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방 안에 자폐적으로 숨어있는 한웅의 환상 속으로 전철 속에 통조림된 욕망의 정자 같은 사람들, 사이버 세계의 공허한 환상에 빠진 사람들의 고통이 계속 찾아온다.

한웅은 계속 자신의 영혼에 칼자국을 새기는 오염된 세계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절규한다. 고통스러워 하는 그에게 천국같은 마고성의 모습이 꿈인 듯 보이고, 한웅은 원폭피해 속에 시달린 자신의 유년기를 떠올린다. 자꾸 떠오르는 악몽에 시달리는 한우에게 천무가 찾아와 마고성과 한웅의 존재를 일깨워준다. 비로소 한웅은 태초에 존재하던 천국 마고성과 자신이 그 천국에 살던 태초의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름답고 풍요로웠던 마고성은 사람들이 먹어서는 안되는 금단의 붉은 포도를 따먹어 폐허가 되어버리고 12정령도 세상 속으로 뿔뿔이 흩어져 고통받게 된다. 이 모든 사건의 전모를 알게된 한웅은 다시 천국 마고성을 이 세상 위에 세우려 하는데……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