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군 사랑에 빠지다(Rushmore, 1998)

명문 사립학교 러쉬모어의 졸업반에 재학 중인 맥스 피셔(제이슨 슈왈츠먼 분)는 대단한 학생이다. 교내 신문과 학교 연감의 편집장이자, 프랑스 클럽, 체스 클럽, 천문학 클럽의 회장이고, 펜싱과 토론회 팀의 팀장이다. 또한 맥스 피셔 연극단의 설립자이며, 친히 극단을 위해 경찰의 부패나 도시의 폭력, 전쟁 등을 소재로 한 극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하바드 쯤이야 우습게 들어갈 수 있으니까, 옥스퍼드에 조기 입학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는 가장 형편없는 학생이기도 하다. 화려한 과외활동 뒤에는 바닥을 기는 교과 성적이 있고,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은 꼬맹이 더크(메이슨 갬블 분) 뿐이다. 부잣집 자제가 득시글거리는 러쉬모어에선 드물게 홀아비 이발사를 아버지로 둔 학생이기도 하다. 이런 맥스가 지나칠 정도로 과외활동에 집착하는 것은 러쉬모어를 너무나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맥스가 러쉬모어를 한층 더 사랑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에게 진짜 사랑을 가져다 준 것이다. 상대는 러쉬모어의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크로스 선생님(올리비아 윌리암스 분). 물론 그녀는 맥스를 좀 색다른 학생으로만 생각할 뿐 전혀 남자로서 취급하지 않지만, 맥스는 크로스 선생님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심지어는 학교 내에 그녀의 이름을 기리는 수족관을 건립하겠다고 나서기에 이른다.

수족관 건설 기금 마련을 위해 맥스는 블룸씨(빌 머레이 분)를 찾아간다. 자신의 쌍둥이 아들을 러쉬모어에 보내고 있는 블룸은 철강 재벌로, 러쉬모어를 위해서 상당한 액수의 기부금을 내고 있었다. 맥스의 열의에 반했는지, 블룸은 얼마간의 돈을 선뜻 내주었고, 이후 두 사람은 친구가 된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 수족관을 세우려는 맥스의 계획에 크로스 선생님은 전혀 감동하지 않았을 뿐더러, 같은 편이라고 꽉 믿고 있던 블룸이 오히려 크로스 선생님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게다가, 현재 야구장이 위치한 곳에 수족관을 세우려는 계획 때문에 학교에서는 퇴학 명령을 받기 일보 직전에 놓인 것이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었다. 블룸은 맥스의 자전거를 망가뜨리고, 맥스는 블룸의 차를 망가뜨리고, 블룸은 맥스를 고소하고, 맥스는 블룸의 부인에게 그의 외도를 일러바쳤다. 그런데 맥스가 이토록 심통을 부린 게 우스울 정도로 크로스 선생과 블룸은 쉽게 헤어져버린다. 크로스 선생님이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동병상련이랄까. 한동안 실의에 빠져있던 맥스는 블룸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서 다시 재기한다. 우선, 블룸과의 우정을 회복하고, 이번엔 블룸의 친구로서 그의 사랑을 도와주기로 한다. 수족관 건축을 완성하고, 죽은 자신의 엄마와 역시 죽은 크로스 선생님의 남편에게 바치는 연극을 새로이 무대에 올린다. 그리고 연극이 상영되던 날, 맥스와 블룸, 크로스 선생님을 비롯하여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서로 얽혔던 감정과 갈등을 풀고 화해의 기쁨을 나눈다.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