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궤, 8일간의 축제(2013)

조선의 가장 위대했던 왕 정조(正祖, 1752~1800)에 대한 이야기로
8일 동안 펼쳐진 축제를 3D입체영상으로 복원하는 다큐멘터리
 
1부 : 사중지공私中之公, 축제의 두 얼굴
1795년 윤2월 9일. 서울의 도성 안은 축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통금이 해제된 새벽 거리에는 전국의 백성들이 모여들었고, 임시숙소인 의막(依幕)엔 왕의 행차를 구경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평생 한번 볼까 말까한 구경거리를 보기 위해 국왕 행렬이 지나는 길목마다 수많은 백성들이 몰려들었고, 축제의 분위기는 한강에 이르러 최고조에 이른다.
 
이틀째, 흥겨울 것만 같았던 축제는큰 비를 만나면서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목적지인 수원화성을 눈앞에 두고 황금갑옷으로 갈아입는 정조. 그리고 되살아나는 33년 전의 아픈 기억들. 축제는 오랜 기다림과 고통을 품고 있었다. 사(私)와 공(公), 정조의 선택은 무엇일까?
 
2부 : 불취무귀不醉無歸, 취하지 않은 자 돌아갈 수 없다
 이틀간의 행차 끝에 도착한 곳은 수원 화성.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정조는 이곳을 찾을 때면 언제나 피울음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정조는 수원에 머무르며, 백성들을 위한 축제를 거듭한다. 화성의 주민들에게 관직에 진출한 기회를 주고자 과거시험을 치르고, 홀아비, 고아, 과부, 가난한 사람들 4,813명을 불러 모아 쌀과 소금을 나누어준다.
 
노인들을 위해 마련한 양로연에서는 술잔을 나누어 주며, 이렇게 말했다.“불취무귀, 취하지 않은 자 돌아갈 수 없다.”이 속에는 백성들이 흠뻑 취할 수 있도록,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정조의 바람이 담겨져 있다.
 
화성의 4대문이 차례로 닫히고, 우레와 같은 함성을 앞세운 수천명의 군사들의 훈련이 시작되었다. 엄청난 화력과 전문적이고 혹독한 훈련을 받은 장용영 무사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이 수원화성을 가득 뒤덮었다. 숨 가쁜 8일간의 일정, 그 속에는 정조의 치밀한 계획이 숨겨져 있었다.
 
3부 : 의궤 다이어리, 오늘은 기쁜 날
1795년 8일간의 축제를 치밀하게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속의 무궁무진한 이야기.
제작비용만 2,785냥(오늘날 화폐가치로 약 2억 원)에 달하는 자궁가교의 제작 공정에서부터, 회갑연에 참여한 덕애, 연섬이, 계월 등 기생들의 노자비용까지 세심하게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낱낱이 들여다본다.
 
그림, 음식, 무용, 금속활자 등 다양한 분야의 궁중문화를 담고 있는 『원행을묘정리의궤』의 복원을 위해, 국내최정상급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회갑연의 상차림을 복원한 ‘궁중음식연구원’, 궁중무용을 되살린 ‘국립국악원’, 궁중복식을 복원한 ‘김혜순한복’ 등이 『원행을묘정리의궤』의 기록을 토대로 약 200년 전의 잔치를 생생하게 복원한다. 1795년 최고급 기술로 만들어진 의궤가 21세기 첨단영상기술로 복원되는 2년간의 과정을 공개한다.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