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구왕(The King of Jokgu, 2013)

제대를 하고 복학한 만섭은 학교에 족구장이 사라진 걸 보고 놀란다. 친구며 선후배 모두 취업준비에 정신이 없고 족구장 없어진 걸 신경 쓰는 사람은 만섭뿐이다. 군대에서 족구대회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만섭은 총장과의 대화 시간에 족구장을 만들어달라는 건의를 한다.
 
처음엔 대답 없는 메아리였던 족구장 건립. 그것은 차츰 못 말리는 족구 열풍으로 번져간다. “공무원 시험 준비해!” 복학한 학교에서 만섭이 선배한테 듣는 한마디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전 공무원은 관심 없고 연애 하고 싶습니다.” 족구장을 만들어달라는 만섭의 탄원에 학교 직원은 이렇게 답한다. “족~구하는 소리하고 있네” 낭만도 여유도 다 사라진 대학 캠퍼스. 그곳에서 만섭의 족구사랑이 사랑과 우정의 꽃을 피운다.
 
족구를 통해 학교는 경쟁만 존재하는 살벌한 공간에서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공동체로 거듭난다. 만화적인 설정과 캐릭터로 이뤄진 영화지만 풍자의 칼날도 예사롭지 않은 유쾌한 코미디.
(남동철/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