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사랑(Their Last Love, 1996)

한 여자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영민,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여자 영희. 천 만남에서 자연스럽게 눈이 마주치던 순간에 이미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낀 두사람은 곧 아무도 축복해 주지 않을 사랑의 열병 속으로 빠져든다. 기름진 닭고기를 먹으면서도 연신 입을 맞추고, 밥을 먹으면서도 서로의 살을 끊임없이 어루만지고 싶어하는 것이 사랑하는 이들의 심리.

결렬한 섹스 뒤엔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돌이켜야만 하고, 우두커니 ‘사랑해’라는 말을 되새겨 보는 27살 노처녀와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등을 보여야만 하는 유부남의 사랑에는 안타까움만 묻어난다. 헤어질 때마다 갈구하는 듯한 그녀의 무의미한 질문, “집에…가셔야 해요?”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