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프롬 헤븐(Far From Heaven, 2002)

나 ‘캐시’는 누가 봐도 행복하고 완벽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늦게까지 야근하는 남편을 위해 도시락을 들고 사무실을 방문했다. 반가이 문을 연 순간…남편이 다른 남자와 키스하고 있다. 당황한 나는 곧바로 집에 돌아와, 불꺼진 침실에 한참을 앉아있었다. 뒤늦게 들어온 남편은 어렵게 말을 꺼냈다. “고백할 게 있어. 나, 예전부터…”

혼란스럽기만한 나에게 남편의 고백은 차라리 고마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남편은 바람핀 게 아니라 아픈 거라고. 고치면 나아질 수 있다고…그날 이후 남편은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난 우리의 사랑을 위해 더욱 노력했다. 마이애미로 훌쩍 여행도 함께 떠나보지만, 남편의 우울증은 날로 심해져갔다.

그 무렵 새로 온 정원사 ‘레이몬드’는, 친구에게조차 말할 수 없던 나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나누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사심없이 그에게 속내를 털어놓고 나면 지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곤 했다. 많은 것이 달랐지만, 함께 있으면 편하고 좋은 우린, 둘도 없는 친구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사랑을 고백해왔다.
한 사람만을 향해있던 내 사랑이 지금 흔들리고있다.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