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이반 1(Ivan the Terrible, Part One, 1944)

16세기 후반 여러 명의 공후(Prince)들이 러시아 땅을 나누어 통치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모스크바의 대공이었던 이반 4세(니콜라이 체르카소프 분)는 자신이 분열된 영토를 이민족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고 통일시키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갖고 전 러시아의 황제로 취임한다. 호칭은 황제(짜르: Czar)라고 했지만 경쟁 관계에 있는 귀족들의 반발과 질투가 거세졌다.

귀족 출신의 아내 아나스타시야(리우드밀라 세리코프스카야 분)를 황후로 맞이한 이반은 취임 직후부터 귀족들의 반발에 부딪친다. 모스크바 시내 곳곳에 방화 사건이 발생하고 민심이 흉흉해진다. 한편 카잔 지방에 본거지를 둔 몽고의 칸(Khan)은 모스크바가 자신들에게 복종할 것을 요구한다. 이반 대제가 이끄는 러시아군은 이 전쟁에서 승리한다.

한편 전쟁에서 승리한 후 모스크바로 귀환하는 도중 이반은 병에 걸려 중태에 빠지게 된다. 이반의 권력이 약화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귀족들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블라지미르 대공(파벨 카도흐니코프 분)을 황제로 앉히려는 음모를 꾸민다.

황제의 아내 아나스타시야와 연인 관계에 있던 쿠르프스키 공작(미카일 나즈바노프 분)은 이반이 사망하면 자신이 아나스타시야의 남편이 되어 왕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속에 이반의 어린 아들 드미트리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와병 중이던 이반이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고, 그 후 이반의 신임을 얻게 된 쿠르프스키는 리보니아와의 전쟁 총사령관으로 출정한다.

이반이 파견한 장군들이 곳곳에서 패배한다는 소식들이 속속 접수되는 가운데, 이반은 궁정에서 지지자들을 하나 둘 잃어가며 외로워지게 된다. 이 틈을 타서 귀족들은 황후 아나스타시야를 독살하게 되는데,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이반은 자신이 하는 일이 하느님의 저주를 받은 것은 아닐까하며 고통스러워 한다.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이반은 모스크바 근교의 알렉산드로프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수도에 황제가 없는 상황에서 귀족들에게 심하게 수탈당한 백성의 민심이 자신에게 돌아올 날을 학수고대한다. 강한 통치자 이반이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장래는 없다고 판단한 민중들은 이반 4세에게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와 자신들을 다스려 줄 것을 간청한다.

이 즈음 독일과 리보니아의 방해로 단절되었던 영국과의 항로가 백해 루트를 통해 다시 열려 러시아는 국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대외적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국내외적으로 다시 힘을 얻게 된 이반은 이미 사라진 두 개의 로마를 대신할 수 있는 제3의 로마 즉, 모스크바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다시 추진하게 된다. 과거에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귀족들이 모두 다 자신의 곁을 떠나거나, 또 남아있어도 신뢰할 수 없게 되자 이반은 평민 출신의 사람들을 대거 등용하여 자신의 통치 체계를 확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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