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The Coast Guard, 2002)

평온해 보이는 동해안의 바닷가. “경고! 밤 7시 이후 이곳을 접근하는 자는 간첩으로 오인되어 사살될 수도 있습니다”라는 경고판이 서 있다. 어느 날 밤 군사경계지역 안에서 술이 취한 채 위험한 정사를 벌이던 두 남녀(영길과 미영)가 강상병의 야시경에 잡힌다. 푸르스름한 남자의 등짝을 본 강상병은 두려움에 휩싸인 채 총을 쏘아대고, 남자의 몸은 탄발과 수류탄에 찢겨 흩어진다.

시체를 본 강상병은 하얗게 질리지만 간첩 잡은 해병으로 표창을 받고 휴가를 나온다. 그는 애인(선희)에게 민간인을 죽였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군대로 복귀한 강상병은 점점 난폭한 행동을 하다가 마침내 정신적인 장애로 의가사 제대를 한다. 서울을 떠돌던 강상병이 얼마 안 가서 다시 부대 주변을 어슬렁거리는데, 자신이 아직도 군인이라고 착각한 강상병과 그를 민간인 사살자라고 비난하는 주변 사람들 사이에 불길한 긴장이 조성된다.

한편, 애인의 끔찍한 죽음을 보고 실성해버린 미영은 철책선 근방의 모든 남자를 죽은 애인으로 착각한다. 미영과 강상병 사이에는 알 수 없는 미묘한 관계가 형성된다.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