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이방인(Stranger by the Lake , 2013)

남자들만의 특별한 공간인 한여름의 호숫가. 프랑크(피에르 데 라돈샴)는 치명적인 매력의 옴므 파탈 미셸(크리스토프 포우)에게 빠져든다. 한편 이성애자 앙리(파트리크 다쉼사오)와도 우정을 나눈다. 어느 날 밤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유일한 목격자인 프랑크는 사랑과 죽음의 불안한 기로에 서게 된다.

<호수의 이방인>은 알랭 기로디의 이전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동성애를 소재로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호숫가를 배경으로 에로틱한 정사와 히치콕식의 도망자 스릴러가 뒤섞인다. 보기 거북하거나 충격적일 수도 있는 여과되지 않은 정사장면들도 눈에 띈다. 이 작품에서 호수, 태양, 바람, 숲과 더불어 자연의 일부로서 벌거벗은 채 움직이는 육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극히 눈에 익숙해지는 묘함이 있다.
 
호숫가라는 주 공간 내에서 발생하는 반복과 차이의 변주로 인해 인물들은 물론 영화 전체가 고유의 리듬을 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형식적 도전과 완성도면에서 예전 영화들보다 한 차원 더 나아간 기로디의 다섯 번째 장편으로 칸 주목할만한시선 감독상 수상작이다.
(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이수원)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