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상황(Real Fiction, 2000)

한 소녀가 나를 빤히 들여다본다. 그림을 그리던 나에게 잘 그린다는 칭찬을 해준다. 참으로 오랫만에 들어보는 칭찬이다. 그러더니 좋은 것을 주겠다고 유혹하며 어딘가로 나를 데려간다. 그녀를 따라간 곳에는 포악한 사내가 있다. 그는 나에게 왜 그렇게 한심하게 사냐고 추궁한다. 분노로 충혈된 그의 눈에서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일상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그림처럼 얌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습관이 되었는지 아무 기억도 없이 사는 것 같다. 나느 이 모든 것들에서 화가 나는데 말이다. 나느 이제 그 잔잔한 일상에서 끊임없는 충동을 느낀다. 나의 온순한 이웃,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도 사실은 모두 나와 같은 충동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