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나를 빤히 들여다본다. 그림을 그리던 나에게 잘 그린다는 칭찬을 해준다. 참으로 오랫만에 들어보는 칭찬이다. 그러더니 좋은 것을 주겠다고 유혹하며 어딘가로 나를 데려간다. 그녀를 따라간 곳에는 포악한 사내가 있다. 그는 나에게 왜 그렇게 한심하게 사냐고 추궁한다. 분노로 충혈된 그의 눈에서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일상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그림처럼 얌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습관이 되었는지 아무 기억도 없이 사는 것 같다. 나느 이 모든 것들에서 화가 나는데 말이다. 나느 이제 그 잔잔한 일상에서 끊임없는 충동을 느낀다. 나의 온순한 이웃,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도 사실은 모두 나와 같은 충동을 갖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