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서 일하는 나영(전도연)은 창피할 정도로 억척스러운 엄마와 너무 착해서 답답한 아빠와의 생활이 지겹기만 하다. 얼마 후 떠날 해외여행 준비만이 나영의 유일한 즐거움. 하지만 어느 날 아빠는 예고도 없이 집을 나가고, 엄마는 그런 아빠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다. 할 수 없이 그토록 꿈꿔오던 해외여행도 포기한 채 아빠를 찾아 나서는 나영. 그러나 엄마와 아빠의 고향인 섬마을에 도착한 순간, 나영은 꿈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의외의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나영의 앞에 나타난 것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스무 살 시절의 엄마 연순(전도연). 나영이 빠져든 세계는 엄마가 스무 살이었을 적인 수 십년 전의 시공간인 것이다. 그곳에서 연순은 미래의 딸 나영을 ‘언니’라 부르며 살갑게 대해준다. 나영은 현재의 엄마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그녀의 맑고 순수한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엉겁결에 그녀와 함께 살게 된다. 그리고 스무 살의 엄마 연순이 젊은 우체부를 짝사랑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맑은 눈빛의 그는 다름 아닌 그녀의 아버지 진국(박해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낯선 세계로 빠져든 나영은 그와 그녀의 사랑에 끼어들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