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는 이야기(A Killing Story, 1997)

잘 안나가는 감독 구이도(문성근 분)는 여관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정사 장면을 훔쳐보는 여관 종업원에 대한 이야기를 모티브로하여 음란한 세상에서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잘만 손질하면 흥행과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되찾을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영화사에서도 그 아이디어를 흔쾌히 받아들이긴 하지만 영화사에 전속된 삼류 여배우 말희를 주연으로 할 것을 조건으로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는 절대로 벗을 수 없다고 버티고 어쩔 수 없이 구이도는 벗는 장면에서는 대역을 쓰겠다는 조건으로 말희를 설득한다. 그 과정에서 동네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하는 춘자를 대역으로 정하게 되고 구이도는 점점 춘자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에 연민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영화사의 또 다른 남자 배우 하비가 끼어들어 섹스와 액션이 가미된 영화를 찍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는 영화를 은근히 강요한다. 구이도는 점점 자신이 만들 영화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음란한 세상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음란한 세상의 음란한 이야기로 되어가는데 그때 구이도는 자신이 묶는 여관 종업원이 몰래 손님들을 비디오로 찍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는 춘자가 찍혀 있음을 보고 놀란다. 마침내 구이도는 말희와 하비를 여관에 불러 그 둘을 비디오로 찍어 영화를 만들 음모를 꾸미게 되는데….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