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My Uncle, 1958)

전자동 시스템의 만능주택에서 살고 있는 부부는 그 만족감으로 행복하다고 여기며 산다. 발전하고 있는 회사의 사장 내외인 그들은 자신들의 호화로운 저택이 자신들의 사회적 입지에 아주 걸맞고 누구보다 멋진 문화적 삶을 누리고 있다고 자부한다.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꼭 물고기 분수대를 켜놓거나 싱크대로 데려가 자동요리기계를 선보이곤 한다.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전자동화된 이 집을 부러움의 눈길로 지켜보곤 한다. 이들에게 부는 물질과 동의어가 되어버렸고 여유로운 삶이란 허상 속에 존재할 뿐이다.

그런데 이 집의 외아들은 약간 심사가 틀린 것 같다. 1분이면 완성되는 규격화된 스테이크만 먹는 일도 지겹고 새로울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 (겉으로는) 완벽한 공간이 그렇게 지루할 수 없어 보인다. 아이에겐 이 공간이 하나도 자랑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뒷동산에 올라가 불량식품도 사먹고 동네의 못된 녀석들과 심술궂은 장난도 쳐보곤 한다. 이 아이에게 그나마 위안이 돼주는 건 무일푼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미로 같은 집에 살지만 적어도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는 윌로 삼촌이다. 윌로는 매형인 사장의 공장에서 일해보지만 그는 자동화기계와 인간이 해야 할 역할을 잘 알지 못하고 엉뚱한 사고를 친다. (고범석)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