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홍콩(Made in Hong Kong, 1997)

스무 살의 차우(이찬삼 분)가 바라본 세상은 온통 모순 투성이다. 젊은 여자와 딴 살림을 차린 아버지가 증오스럽고 요란한 권위만이 남아있는 학교의 획일적인 제도 역시 실망스럽다. 학교를 등진 차우의 행동반경은 상가와 서민 아파트로 옮겨지고 그 곳에서의 차우는 폭력과 협박으로 일수금을 챙기는 왕형님의 해결사로 살아간다.

어느새 뒷골목 최고의 해결사가 된 차우. 그에게 있어 또 하나의 숙제는 저능아로 늘 맞고 다니는 유일한 꼬봉 아롱을 지켜주는 것과 시한부 인생의 가엾은 소녀 핑과의 소중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것. 이제 차우에게 있어 세상은 한 번 쯤 도전해 볼만한 가치 있는 “꿈”이 된다.

어느날, 도심 한 복판에서 ‘보산’이라는 여학생이 투신 자살을 하고 아롱은 그녀 곁에 떨어진 피묻은 유서를 주워온다. 유서는 밤마다 차우의 꿈으로 이어져 보산의 환영을 만나게 하고, 꺼림직한 몽정의 시작은 차우로 하여금 유서의 주인을 찾아 공원 묘지까지 가게 한다.

한편, 엄마의 가출과 핑의 건강 악화는 차우를 청부 살인으로까지 끌고가지만, 표적을 눈앞에 두고도 실패하자 보복 린치를 당하게 된다. 차우의 손길을 받지 못하게 된 아롱은 왕형님의 계략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되고 핑또한, 자어기 이식을 받지 못한채 차우의 가슴에 묻혀 숨을 거둔다.

배신과 절망뿐인 세상. 핑을 위해 선택했던 길이 결국 핑과 아롱까지 앗아가자 병원을 퇴원한 차우는 자신을 배신한 왕형님을 찾아가 복수한다. 다친 몸을 이끌고 차우가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핑의 무덤. 더 이상 세상에 배신당하고 잃을 것 없는 차우는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뒤늦게 울리는 차우의 삐삐 메세지엔…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