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양육(Bringing Up Baby, 1938)

<베이비 길들이기>에는 “사랑의 충동이란 종종 갈등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말은 하워드 혹스의 영화 거의 대부분에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점에서는 당연히 이 스크루볼 코미디 영화도 예외가 될 순 없다. 영화는 잃어버린 공룡 뼈를 찾으려 하는 소심한 고생물학자와 별 이유도 없이 그에게 방해가 되기만 하는 듯한 젊은 여인이 만나고 함께 하면서 빚어지는 떠들썩한 소동을 따라간다.

흥미로운 것은, 영화의 이 이야기가 ‘광기’라고까지 부를 수 있는 어떤 힘에 의해 아주 멀리까지 나아가려 한다는 점이고 또 그 과정 중에 남성/여성, 정상/광기, 포식자/먹이, 포획/감금 등의 서로 대립하는 영역들이 그 너머의 자리를 넘보거나 자리바꿈을 하려한다는 점이다. 해롤드 로이드가 자기가 본 것들 가운데 구성이 가장 뛰어난 코미디라고 평가했던 이 영화는 개봉 당시보다는 시간이 흐르면서 진가를 인정받는 대단히 ‘모던한’ 코미디 영화다.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