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푸르의 갱들(Gangs of Wasseypur, 2012)

영국의 인도 통치 말기, 칸은 영국인 소유주인 기차를 약탈하면서 2세대에 걸친 처절한 복수극이 시작된다. <와시푸르의 갱들>은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로 엮어진 2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인도 식민지 시대를 살며 불평등과 저항의 시간을 살았던 아버지의 삶과 그의 불명예스러운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2부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아들의 잔인한 복수극과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로 공포의 대상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 장대한 영화가 <대부>를 연상시키는 것은 두 세대에 걸친 가족과 조직의 흥망성쇠를 그리는 이야기의 구조의 유사함 때문만이 아니다. <대부>에 필적할 만한 깊이 있는 인물의 관계, 인도의 사회와 역사가 지닌 문제점을 가장 영화적인 재미 속에 녹여내는 연출력의 깊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이 작품의 러닝 타임은 320분이다. 5시간이 넘는 작품을 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밤 12시에 시작하는 미드나잇 상영이라고 하면 주저할 관객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고 난다면 5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한 작품을 심야상영에 단독으로 상영해야 하는 모험을 감수하면서 상영하는 이유이다. (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