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주성치. 예일대학에서 연극학 석사를 받은 몸. 그러나 지금은 엑스트라… 엑스트라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구, 연기에 대한 열정과 연기력, 필링, 그리고 어쩌고저쩌고… 그래도 사회 복지 시설에 봉사활동도 하고 가끔 무대를 세워 이웃들에게 연극을 보여주는 착한 성치지.
그러던 어느날 역할을 맡게 됐어. 대사없이 죽는 역할을. 근데 내가 연기에 너무 빠져 죽어야 할 때 안 죽고 계속해서 연기를 오버하다 그만 욕을 좀 먹었지 뭐야. 덕분에 나머지 배역도 다 잃고… 그러다가 오랜만에 시체 역할을 다시 맡았지. 그런데 촬영도중 그만 바퀴벌레가 몸 위로… 우씨! 시체라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런데 이런 나의 연기를 본 막문위가 나를 칭찬하는게 아니겠어.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실수로 특수 효과장치를 건드리면서 막문위가 공중을 날아가다 창문을 깨뜨리고, 그만 밖으로… 그 다음은 으으… 난 걸음아 나 살려라 줄행랑을 쳤지… 그러고 있는데 장백지가 일하는 술집 마담이 아가씨들의 연기가 서툴다고 데려왔어, 연기를 가르치라고.
근데 백지가 비아냥거리면서 잘난 척을 하더라고. 성격 좋은 내가 참을 수 밖에. 하지만 이 오빠 덕분에 돈을 벌었다며 백지가 와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더라고. 순간 뜨거운 눈빛이 찌르르르… 불타는 밤을 보냈지… 우와우오!! 난 넘 좋아서 갖고 있는 돈이랑 통장이랑 시계를 줬어. 그런데 백지가 “고마워요, 사장님” 하더니 울며 뛰어나가더라고, 아차 했지만 이미 떠난 버스인걸… 낙심하고 있던 참에 문위가 나의 연기력을 인정하고 날 주인공으로 찍었다는 소식으로 난 날아 갈듯 기뻤어.
드디어 연예계의 생활이 펼쳐졌다 이거야. 그 사이 난 백지를 잠시 잊고 있었어. 내가 잘 나가니까… 그런데 우연히 백지와 마주쳤어. 그런데 백지 얼굴이 멍이 들었더라구. 난 아픈 마음에 백지를 안아주었는데 이를 본 문위가 그냥 가버리는 거야. 나 원참. 촬영장을 배회하는 엑스트라로 돌아온 나. 그런데 이게 또 왠일이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