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내 사랑(Hiroshima, My Love, 1959)

전쟁이 끝난 지 10년, 히로시마의 까페들은 네온으로 눈부시고 원폭의 공포는 안전하게 박제돼 있다. 그곳에서 만난 프랑스 여배우와 일본인 건축가는 짧고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벗은 몸으로 남자를 끌어안고 “이런 도시에서 당신을 만나게 되다니, 당신은 나의 반쪽”이라 읊조리던 여자의 열정적인 목소리 위로 폐허가 됐던 히로시마와 원폭 피해자들의 처참한 모습이 깔린다.

히로시마가 몸으로 새긴 전쟁의 상처를 가졌듯이 이들도 불행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여주인공은 히로시마에 와서 끔찍했던 도시 느베르를 다시 기억해 낸다. 느베르에서 그녀는 독일군 병사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그녀는 처형되는 연인을 보아야 했다. 분노 속에서 죽어간 사랑과 죽음같은 고통을 이미 봤던 그녀는 일본 연인 앞에서도 “히로시마에서 모든 것을 보았다”라고 되뇌인다. 그러나 남자는 “당신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며 되받는데…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