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 박(Father vs. Son, 1997)

인간미 넘치는 판결로 소문난 박기풍판사와 이혼 소송전문 변호사 박수석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앙숙지간의 부자. 가슴 깊이 서로에 대한 애정을 감춰두고는매일 개와 고양이처럼 으르렁 거리기가 일수인 이들 부자는 수시로 무좀난 새끼 발가락을 긁어대고 이쁜 여자만 보면 헤벌래 해가지고 정신을 못차리는 어쩔 수 없는 닮은 꼴이다.

아버지말이라면 이판사판 무시해 버리는 아들이자, 법정에서는 무식하게 우겨대는 변호사 박수석은 재판에 지고 자살한 여자의 오빠가 벌이는 무시무시한 협박으로 이혼재판에 질려버린다.
그리고는 얼떨결에 승소확률 0%의 살인사건을 떠맡으면서 법정은 새로운 긴박감으로 치닫는다.
살벌한 라이벌이자 사랑하는 여자 김미정이 검사석에, 영원한 앙숙 박기풍이 판사석에 떡 버티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변호사로서의 책임감은 뒤로 한 채 쉽게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는 아들을 보며 한숨만 쉬는 박기풍.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얼렁뚱땅 사건을 종결시키려고 했던 박수석은 자신의 변호인이 무죄라는 직감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