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의 공식(The Peter Pan Formula, 2005)

바닷가 소도시에서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한수. 학교 수영부의 대학 진학 여부를 좌우할 전국 체전 준비가 시작된 즈음에 최고의 메달 기대주인 한수는 돌연 수영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전해 받은 엄마의 음독 자살 시도 소식.

공부도 수영도 다른 무엇도 붙잡아 주지 못했던 한수의 마음은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엄마를 지켜보며 더욱 오갈 데를 찾지 못한다.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고 살아왔고, 몰라도 상관없다고 믿어왔던 한수는 어머니가 남긴 유서를 통해 비로소 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된다.

혼자 남은 집에서 비어버린 마음으로 지내던 한수는 옆집에 누군가 이사 오던 날,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를 듣게 된다. 인근 학교 음악 선생님인 옆집 여자 인희.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것 같은 기분을, 세상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로 이겨보려 애써 버티고 있는 한수에게 인희는 거의 유일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한수를 안쓰럽게 여기며 부드럽게 대해주는 인희에게 한수가 품게 되는 감정은 복잡하다. 엄마의 부재로 인한 결핍감과 성욕구가 가득한 19세 한수에게 있어 인희는, 한번 안겨보고 싶기도 하고, 한번 자보고 싶기도 한 상대. 응석 부리듯 다가오는 한수의 마음을 연민과 이해로 받아주면서도 결정적 순간엔 매몰차게 거절하는 인희 때문에 한수는 애가 탄다.

수영을 계속 하자는 수영부 코치 선생님과 친구들의 설득, 밀려가는 엄마의 병원비,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아버지의 존재, 그 모두가 한수에게 풀지 못한 수학문제처럼 쌓여간다. 하지만 엄마의 병실에서 만나게 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대학생 미진, 그리고 인희의 의붓딸인 동갑내기 민지는 그들의 문제를 각자 나름의 공식으로 쓱쓱 풀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원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고, 모른 채 하고 싶은 것은 대면해야 하고, 되고 싶은 것도 없는데 해야 하는 것은 많기만 해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아파하던 한수. 이제 한수는 자신에게 안겨져 있는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을 공식을 찾아내기 위해 비로소 문제를 마주 볼 용기를 내어 보는데…

어떤 나라(A State of Mind, 2004)

북한 최고의 행사인 전승기념일 매스게임에 참여하게 된 여중생 13살 현순이와 11살 송연이는 김정일 장군님께 자랑스런 모습을 선보이기 위하여 열심히 연습에 임한다. 카메라는 연습이 시작된 겨울부터 공연이 있는 9월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오로지 당에 대한 충성심으로 이겨내는 모습과 더불어, 때론 가끔 […]

슈퍼 사이즈 미(Super Size Me, 2004)

한달 내내 패스트푸드만 먹고 살면 몸이 어떻게 될까? 는 감독 겸 주인공인 모건 스퍼록이 자신의 신체를 모르모트 삼아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생체실험한 다큐멘터리다. ‘모건은 햄버거를 먹는다’라는 부제처럼 주인공은 30일 동안 맥도널드 메뉴만 먹고 마시며 다른 음식은 물 한 방울조차 […]

화씨 911(Fahrenheit 9/11, 2004)

2002년, 으로 비평계와 박스오피스 양쪽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 마이클 무어 감독은 특유의 뛰어난 유머와 독특한 고집스러움으로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끊임 없이 문제를 제기한다. 전문가의 증언, 민감한 질문에 답을 찾으려는 그의 외골수 적인 끈질긴 추적 등이 한데 뭉쳐, 은 오늘날 […]

터칭 더 보이드(Touching the Void, 2003)

해발 6,344m…더 이상 물러설 곳에 피할 곳도 없다! 산에서 인연을 맺은 두 친구 조 심슨과 사이몬 예이츠는 아직까지 아무도 등반하지 않은 안데스 산맥의 시울라 그란데 서벽을 등반하기로 결정하고 등반여정에 나선다. 깎아지른 듯한 빙벽을 손도끼와 두 사람을 연결한 자일에 의지해 결국 […]

더 블루스 : 소울 오브 맨(The Soul of A Man, 2003)

지구를 떠나 광대한 우주를 향해 유영하는 우주선 위로 내레이션이 흐른다. 1977년 여름 나사가 쏘아보낸 우주탐사선 보이저호, 그 안에는 사진과 음향을 담은 레코드가 실려 있었다. 50개의 언어로 된 메시지와 지구의 다양한 소리들 그리고 음악… 그 중 20세기 미국을 대표해서 실려있는 노래 […]

피아노 블루스(Piano Blues, 2003)

18세기 초 피아노의 탄생에 관한 설명으로 영화를 시작한 클린트 이스트우는 피아노 블루스의 거장들을 한명씩 차례로 만난다. 그는 레이 찰스, 데이브 브루벡, 제이 맥샨, 닥터 존의 옆에서 조용히 그들의 연주를 지켜보거나, 옛 추억을 되짚으며 대화하거나, 같이 박자를 맞추면서 한편의 넉넉한 음악영화를 […]

버스 174(Bus 174, 2002)

2000년 6월 12일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루 한복판. 승객으로 가득찬 버스에서 인질극이 벌어진다. 범인은 19살의 산드로(산드로 두 나시멘토)라는 젊은 청년이다. 대낮에 벌어진 이 인질극을 모든 미디어는 브라질 전역으로 생중계에 나선다. TV방송은 가장 충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묘사한다. 산드로는 젊은 여성을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2년 후(The Gleaners and I: Two Years Later, 2002)

감독이 에 등장했던 사람들을 2년 후 다시 만난다. 상품가치가 떨어져 버려지는 야채와 빵을 주워 먹고 사는 청년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을까? 고단한 삶을 이기지 못하고 알코올에 빠져 있던 부부는? 줍는 행위의 철학에 대해 길거리 강연을 하던 청년은? 를 통해 감독은 […]

경계도시(The Border City, 2002)

재독(在獨)철학자 송두율 교수는 한국정부로부터 ‘간첩’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입국금지상태다. 그런 그가 마침내 33년 만의 귀향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분단시절 베를린의 별칭이었던 경계도시(境界都市)’, 그리고 아직도 거미줄처럼 얽힌 레드 컴플렉스의 포위망 속에 있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그는 과연 돌아올 수 있을까? […]

영매-산자와 죽은자의 화해(2002)

죽은 자와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외와 천대를 동시에 받으며 살아있으면서도 귀신에 더 가까운 취급을 받는 그들… 영매. 죽은 사람들의 메신저로 살아가야만 하는 운명을 지닌 영매들의 고단한 삶과 그들이 펼치는 굿판 진도 씻김굿 – 세습무 채씨 자매 팔순을 바라보는 당골(세습무) 채정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