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가 윙윙거리는 어느날. 강변을 지나가던 인부 ‘장’은 뙤약볕속에서 강 건너편을 그리운 둣 바라보던 이상한 소녀와 만난다. 그녀가 무턱대고 인부 ‘장’을 오빠라 부르며 따라온다. 그리고는 장이 사는 차고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온다. 이때부터 둘은 함께 생활한다. 그러나 ‘장’에게 지극한 무관심과 경계심을 보이는 소녀. 깨어지지 않는 침묵과 초점 잃은 시선.
무언가 무서운 일을 겪었던 것처럼 망가진 소녀의 악몽에서 도망치고 싶은 ‘장’은 강박관념으로 소녀를 학대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어느덧 무중력 상태와 같은 열병에 빠진다. 기차 뒷켠에 서있던 ‘우리들’은 소녀를 만난다. 의문사 당한 친구의 기일을 맞아, 그 가족을 찾아갔지만 ‘소녀’의 어머니는 이미 죽고 하나 남은 혈육인 그녀 역시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