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오라(Come to Me, 1996)

어깨에 잔뜩 힘을 준 빡빡머리 춘근이 고향장터에 나타난다. 또래들 중 처음으로 ‘깜빵’엘 다녀온 그는 잔뜩 우쭐해져 있다. 애초부터 그와 공부는 상극이었다. 국민학교때 이미 가방끈을 풀어버린 후로 줄곧 장돌뱅이로 굴렀었다. 이제는 뭔가 큰일을 해낼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귀향후 제일 먼저 들른 역전 여관에서 그를 ‘낙지대그빡’이라고 부르는 묘한 갈보 ‘옥희’를 만난다.

윤호 역시 마차로 장터에 도착한다.
읍내에선 가장 잘나가던 모범생으로 타지에 유학간 ‘사생아’라는 굴레에 정신의 발목이 붙잡힌 후 좌절과 절망의 나락으로 추락한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자포자기 상태에서 스스로 선택한 타락의 길이 장터로의 귀향과 춘근의 “똘마니”자청이었다. 이제 윤호와 춘근의 타락이 시작되는데…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