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Firebird, 1996)

25센트의 블루칩을 만지작거리며 마카오의 밤거리를 거적이고 있던 영후(이정재 분)는 우연히 카지노에서 재벌 2세 민섭(손창민 분)을 만난다. 소꼽친구의 흑심으로 내키지도 않은 동행을 하던 중 민섭이 준 환각제 과다복용으로 친구가 숨진다. 영후는 침착하게 친구의 시체를 바다에 던져버린다.

1년 후. 민섭을 대신해 도피생활을 했던 영후가 돌아온다. 그는 이미 마카오 거리를 할일없이 헤매던 그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철저하게 숨긴 채 민섭의 그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시작한다. 때로는 민섭의 오른팔로서 그는 민섭의 작은 사생활에까지 손을 뻗치게 된다. 때마침 유산상속건으로 그는 민섭의 배다른 동생 미란(오연수 분)이 귀국한다.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한 그녀는 히스테릭한 목소리로 모든 주위사람들에게 폭언을 퍼붓는다. 골칫덩어리 동생으로 머리가 아픈 민섭은 영후에게 미란을 감시하게 한다. 그녀의 거의 발작적인 증세를 묵묵히 받아들이는 영후. 그는 민섭의 모든 것에 하나씩 접근해 가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하는데……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