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부두(Port Of Shadows, 1938)

탈영병 장(장 가뱅)은 부두에서 넬리(미셸 모건)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넬리는 대부 자벨(미셸 시몽)과 악당 뤼시엥(피에르 브라소어)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장은 친구의 여권으로 해외 도피를 계획하지만, 그 결말은 어둡기만 하다. 각본을 맡은 프레베가 단순한 비련에 시적 생명을 불어 넣은 작품으로 진한 감동과 프랑스적 ‘에스프리’를 흠뻑 느낄 수 있다.

2차 대전 전까지 프랑스 영화사에서 시적 리얼리즘이 중요한 경향으로 두드러지는 데 촉매 같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가 이다. 영화는 다른 세상을 향한 통로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세상의 끝일 수밖에 없는 항구 도시를 배경으로 탈영병 장과 후견인에게 고통 받는 어린 넬리 사이에서 벌어지는 끝내 실패로 끝날 사랑 이야기를 어두우면서 서정적인 톤으로 들려준다.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장 폴 사르트르는 “전체 영화를 감싸는 절망의 안개”에 감탄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즉 그 주제가 비도덕적이고 분위기는 패배주의적이라는 점 때문에 다른 많은 이들은 이 영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