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간다(Go Go Sister, 2006)

서른 살, 화려한 의상 디자이너를 꿈꿨지만 ‘장’ 의상실에서 디자인 보다는 주로 잡일을 하고 있는 ‘나정주’(고소영). 서른 살이 되도록 변변한 남자친구 하나 없고, 게다가 사랑 따윈 믿지 않는 소극적인 연애관까지 소유하고 있다. 사실 그녀는12년 전 마지막 남자라고 믿었던 첫 남자 ‘조하늬’로부터 크나큰 상처를 받은 것이 원인으로, 그 후 그녀는 사랑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까지 심하게 꼬였다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 때의 일을 잊고 잘 살아 보려 무던히 노력하지만 ‘조하늬’는 현재 잘 나가는 최고의 톱스타가 되어 TV와 각종 광고에 출몰하며 매일 같이 정주의 심기를 건드린다. 패션쇼 준비로 분주한 어느 날, 호텔 로비에서 나정주는 우연히 고교동창 ‘오태훈(이범수)’을 만나고 깜짝 놀란다.

고교시절 자신을 그렇게 쫓아다녔지만 거들떠 보지 않았던 매력제로 범생이 ‘오태훈’이 연 매출 100억 달러의 CEO가 되어 몰라볼 정도로 멋지게 변한 것. 게다가 너무나 완벽해 보이는 태훈이가 저녁 식사에 초대해선 여전히 ‘나정주는 영원한 오태훈의 첫사랑이라며 고백까지 한다. 태훈과의 행복한 미래를 상상한 것도 잠시…

12년 전 고교시절 이야기를 하던 중 하필 태훈은 하늬와 정주가 떠난 춘천 밀월 여행 이야기를 얼떨결에 얘기하게 되고, 그로 인해 ‘나정주’는 욱하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일순간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린다.
태훈과의 데이트도 망치고‘첫 남자’ 때문에 꼬여버린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울며 잠든 그 날 밤, 마법 같은 선물이 도착한다. 단 일주일 동안 자신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 순간 ‘나정주’는 자신의 인생을 괴롭혀온 94년으로 돌아가 ‘조하늬’와의 첫 사랑을 말끔하게 지우고, 그 대신 ‘오태훈’과 사귀어 행복한 현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꿈꾼다. 곧바로12년 전으로 돌아간 나정주는 열 여덟살의 ‘자신’과 대면하게 되는데…

부처님 손바닥처럼 완벽하게 통제 할 줄 알았던 ‘열 여덟의 나정주’(조안)는‘서른 살 나정주’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은 채 몰래 몰래 조하늬를 만나고 다니고, 어제 만난 멋진 오태훈과 달리‘열 여덟의 오태훈’(유건)은 매력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어 대대적인 변신 계획이 필수적이다. 나정주의 예상과는 달리 곳곳에서 돌발상황은 터지게 되는데…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