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Mom’s Way, 2005)

우리 엄마는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것도, 하다 못해 먹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우리 엄마는 더운 것도, 추운 것도, 웃음도, 눈물이라는 것도 모릅니다…하지만, 그 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엄마에게도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라는 것을, 엄마에게도 응어리 질만큼 가슴 아픈 일이 있다라는 것을…

며칠 뒤면 있을 제 결혼식에는 못 올 엄마를 만나러 집으로 갔을 때, 엄마는 처음으로 내 앞에서 눈물을 내비쳤습니다…미안하다고… 아가야 미안하다고… 엄마는 하염없이 눈물만 훔쳤습니다…

땅끝 마을 해남 우리집에서 목포 제 결혼식장까지는 차로 가면 1시간이지만, 차를 못 타는 우리 엄마에게는 그 곳은 갈 수 없는 나라와 같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무슨 결심이신지..
오늘부터 그 먼 길을 꼬박 걸어 제 결혼식장에 오시겠다고 합니다.
가족 모두가 말려도 한사코 고집을 부리십니다.
차를 못 타는 몹쓸병을 가진 엄마의 죄라며, 비바람이 몰아쳐도, 험한 산을 넘어서라도 꼭 오시겠답니다…
엄마는 왜 그렇게 멀고도 험한 길을 걸어 오시려는 걸까요?

엄마…
이제서야 당신을 소리 내어 불러봅니다…
이제서야 조금은 당신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당신 딸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세상에는 꼭 제 딸로 태어나기를…
그 때는 당신이 그랬듯 제가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