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빌라(Paradise Villa, 1999)

2001年 초여름의 서울. 도심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빌라는 곧 시작될 월드컵 한일전의 열기로 분주하다. 남자들은 모두 TV앞에 모여 앉아 맥주를 마시며 내기를 하고 주차장에서는 두 여자가 주차문제로 실랑이를 벌인다. 이런 가운데 파라다이스 빌라에 한 외부인이 찾아든다. 그는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 채 302호의 문을 두드리고….

On-Line의 세계. 한 청년이 불안한 얼굴로 바쁘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잠시 후, 그의 얼굴은 극도의 증오로 가득찬다. 온라인 게임안에서 군주인 그의 아이템을 누군가 모두 훔쳐가 버렸기 때문이다. 이때 날아드는 다른 유저의 메시지. “크크크, 스무살님은 아이템이 얼마나 되여? ” 굳은 얼굴로 입술을 씹으며 스무살은 대답한다. “하나도 없어” 자신의 무기를 해킹해간 범인을 알아낸 스무살. 분노에 찬 그는 해커가 살고 있는 Off-Line의 세계로 발길을 옮긴다.

On-Line과 Off-Line이 만나는 도킹타임. 온라인의 무기가 아닌 현실의 무기 ‘칼’을 손에 쥐고 다시 나타난 스무살. 아무도 그를 상대해주지 않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무기를 되찾기 위한 방법은 방해물을 없애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 밖에. 섹스와 욕망과 집착과 쓸데없는 호기심으로 가득 찬 방해물들의 제거작업, 그 피의 서곡은 축구 중계속의 심판의 휘슬과 함께 그 시작을 알리는데…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