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 예스(Say Yes, 2001)

결혼 1년째 접어드는 신혼부부인 윤희와 정현. 번역 아르바이트에 몰두하던 윤희앞에 정현이 느닷없이 중고차 한대를 몰고 나타난다. 작가지망생이었던 정현의 원고가 드디어 출판사에 팔린 것이다. 정현은 평소 윤희의 소원이었던 ‘겨울바다로의 여행’을 제안한다. 그렇게 그들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결혼기념 여행을 떠난다.

오랜만에 떠나는 둘만의 여행에 들떠 있는 윤희와 정현. 동해를 달리다 잠시 휴게소에 머무른 두 사람은 작은 사고로 만난 M이라는 남자와 동행하게 된다. 무표정한 얼굴에 음습한 눈빛의 M은 거친 말투와 무례한 행동으로 둘만의 즐거운 시간을 방해한다. 화가난 정현과 윤희는 가까스로 M을 따돌리고 다시 도애로 향한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한 시간도 잠시, 경유지마다 M과 마주치고 이유를 알수 없는 괴롭힘에 신경전은 계소된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한 정현은 급기야 M을 폭행해 전치 8주의 상처를 입히고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에 처한다. M은 합의 조건으로 ‘3일간의 동반 여행’을 제시하고, 두 사람은 어쩔수 없이 허락하기에 이른다. 한편, 고속도로 주변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시체들이 연이어 발견되고 경찰은 이 사건들을 동일범의 행각으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M과 함께 있는 동안 두 사람의 불길한 예감은 점점 공포로 바뀌고, 공포에 떨던 두 사람은 M과의 약속을 어기고 새벽에 몰래 호텔을 빠져 나온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누군가가 자신들의 뒤를 쫓고 있다는 생각이 들 즈음, M은 또다시 얼굴을 드러낸다. 그리고 집요하게 괴롭히기 시작한다. 따돌렸다 싶으면 뒤에 있고 이젠 찾을 수 없겠지 하면 눈앞에 있는 M. 두사람의 공포와 분노가 극에 달하는 순간, M은 정현에게 “네 여자를 죽이라고 해. 그럼 넌 살아”라는 한마디를 내뱉는데…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