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라띠마(Mai Ratima, 2012)

감독 유지태의 세상을 향한 문제의식이 눈길을 끄는 문제적 장편 데뷔작이다.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30대 초반의 남자 수영(배수빈 분)과,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국제 결혼한 20대 초 태국 여성 마이 라띠마(박지수), 두 남녀의 성장 드라마이자 멜로 영화다. 여기에 수영을 호스트 바에 소개하는 호스티스 영진(소유진)과 수영의 드라마가 결합되면서 영화는 치정담의 외양을 띠기도 한다. 하지만 <마이 라띠마>는 늘 감수성 풍부하고 따뜻한 드라마가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해왔다는 감독이, 대학 시절부터 간직해 왔던 성장 영화에 대한 꿈을 현실화시킨 결과물이다.

사회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은 두 남녀가 처절한 현실을 버텨내면서 내 · 외적으로 성숙 ·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안정된 연출 호흡으로 그렸다. 그들의 성장통에는 그저 그들만의 통과제의라고 치부하며 외면할 수만은 없는 보편성이 배어 있다. 감독은 말한다.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포착했다”고. 그들의 상황은 “우리 사회가 다 같이 고민해야 할 화두이기도 하다”고.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배수빈 소유진의 망가질 대로 망가지는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도 옅지 않다.
(전찬일/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1895)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플랫폼에서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기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줄은 없어지고 기차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을 도와준다. 뤼미에르형제의 세계최초의 영화이자 상영시간 1분의 세계에서 가장 짧은 영화다.